90년대에 등장한 ‘압구정문화’는 야누스의 얼굴처럼 항상 이중적으로 평가되어 왔다.
흔히들, 부유하다, 현대적이다, 깨끗하다, 세련되다. 고급스럽다, 문화적이다,
편리하다 등으로 회자되는 소위 ‘강남’의 이미지를 압축한 이곳은, 가볍고 자유로운 삶이 있는 곳,
기존의 질서와 가치로부터 탈피한, 억압된 욕망을 자유롭게 분출할 수 있고,
즉각적인 충족을 보장받을 수 있는 해방구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본주의적 계급문화가 부정적 본보기로 드러나는 공간이며, 고소득층들만을 위한 배타적인,
나아가 퇴폐적이기까지 한 향락문화공간, 양극화현상을 표상하는 전형 등 재물과 권세를 탐닉했던
‘한명회’에 빗대어 심하게 비판되기도 한다.
이곳, 유토피아이기도 하고 디스토피아이기도 한 이곳에 ‘건강한 건축’을 만들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 심히 어렵다.
그러나 ‘플레이스 제이’는 유니크한 공간의 형식과 형상을 가지고 이곳,
압구정의 라이프스타일을 한 차원 높이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외부 모습과 내부공간의 특별한 공간감이 하나가 되도록 한 외벽의 독창적 디테일과 내부공간의 특별한 조직과 형태를
적정선에서 절제하지만 그렇다고 ‘압구정’ 특성인 화려함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성숙한 건축가의 성실한 노력만이 이룰 수 있는 경지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집을 통해서, ‘압구정 문화’의 긍정적인 모습에 한층 다가설 수 있다.